현대자동차그룹은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미디어 대상 행사를 열고, 2019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회는 ‘Beyond AI, Transforming the Way We Work’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은 DX를 단순한 시스템 교체가 아닌 업무 방식 혁신으로 보고, 2022년부터 협업 플랫폼(JIRA, Dooray, Confluence)과 클라우드 기반 업무 환경(Microsoft 365)을 도입하며 데이터 기반의 업무 체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자율주행·수소 등 보안 규제가 엄격한 연구개발 조직에서도 정부 지침에 따라 동일한 협업 환경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를 2025년부터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 플랫폼에서 임직원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AI 모델을 선택해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 사용자는 3만 명을 넘어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달한다.
AI 적용 사례로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를 통해 과거 시험 데이터 검색 시간을 약 90% 단축했고, 제조 현장에서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가 차량 식별번호를 실시간 검증해 연간 약 52억 4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 서비스는 국내외 생산 거점 약 70곳에서 운영 중이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해외 정비 현장의 ‘정비 지원 AI 서비스’가 정비 대응 시간을 약 42% 단축했고,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은 리뷰 한 건당 처리 시간을 평균 35분에서 5분으로 줄였다. 현재 전체 고객 리뷰의 약 85% 이상이 AI로 처리되며, 오는 9월부터는 전 과정을 자동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플랫폼 ‘E-FOREST: POLARIS’를 통해 현업 엔지니어가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룹은 향후 차량·로보틱스·제조 현장 등 물리적 세계와 AI가 결합하는 ‘Physical AI’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룹 내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AX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I를 가장 많이 쓰는 기업이 아니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워 업무와 사업에 적용하고, 이를 고객 가치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