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짚을 엮어 만든 지붕 아래 서 있다. 몸을 반쯤 틀고 얼굴만 렌즈 쪽으로 돌린 자세다. 흙빛 셔츠는 오래 입은 티가 나고, 얼굴에는 바깥에서 보낸 시간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배경의 초록은 초점 밖으로 밀려나 뭉개졌지만 지붕의 결만은 선명하다. 사진에서 가장 또렷한 것이 사람의 눈과 엮인 재료라는 점이 이 인물을 설명한다.
첫 번째 의자는 등받이가 거의 원에 가깝다. 굵은 라탄으로 테두리를 돌리고 그 안을 가는 줄기로 성글게 채웠다. 촘촘하지 않다. 오후의 사선 빛이 격자를 통과하면서 등받이 위에 밝은 띠를 하나 얹고, 남은 그림자는 바닥으로 흘러내린다. 다리는 세 방향으로 벌어져 통나무처럼 굵고, 좌판에는 리넨 방석 하나가 얹혔다. 구조는 견고한데 화면은 가볍다. 빈틈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작품에서 그 빈틈은 조명이 된다. 원뿔 갓과 항아리 모양 몸체가 위아래로 포개졌고, 엮인 결 사이로 빛이 점점이 새어 나온다. 갓의 표면에는 마름모 무늬가 결을 바꾸며 반복되는데, 빛이 그 무늬를 따라 밝기를 달리한다. 옆에 놓인 조롱박 형태의 바구니는 불빛을 받아 배 한쪽만 환하다. 조명이 사물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조명이 된 상태다.
의자와 램프는 쓰임이 다르지만 만드는 논리가 같다. 줄기를 겹치고, 사이를 남기고, 그 사이로 무엇이 지나갈지를 계산한다. 완성된 물건보다 물건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이 두 점은 같은 자리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