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늘의 초상도 한 장의 페이지다. 왼쪽에는 제목과 짧은 소개 글이, 오른쪽에는 크림색 셔츠 차림의 인물이 책상에 팔을 괸 채 웃고 있다. 아래로는 아이콘 세 개와 표가 차례로 이어진다. 인물 사진과 문단과 표가 같은 격자 안에 놓인 구성인데, 스무 점의 작업에서도 화면은 늘 다른 사물들과 같은 판 위에 놓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면이 놓이는 자리다. 옅은 나무 선반의 한 칸을 화면이 통째로 차지하고 나머지 칸에는 도자기와 병과 종이 상자가 들어간다. 베이지 무대 위에서는 화면이 인쇄물처럼 비스듬히 세워지고, 그 옆에 흰 상자와 작은 용기가 함께 선다. 브라우저 창을 그대로 캡처해 보여주는 대신 화면을 진열의 일부로 만든다.
그래서 조명이 중요해진다. 사물과 화면에 같은 방향의 빛이 떨어지고 같은 길이의 그림자가 눕는다. 도자기는 두껍고 상자는 각지고 화면은 유독 얇다. 재질의 차이가 나란히 놓였을 때만 드러나는데, 이 작업은 그 비교를 계속 만들어 낸다.
색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크림과 베이지, 살구빛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쪽이고 다른 하나는 회색과 검정으로 눌러 둔 쪽이다. 어두운 화면에서는 남은 색의 자리가 분명해져서, 검은 패널 사이에 켜진 살구빛 화면 하나가 조명처럼 작동한다. 반대로 밝은 화면에서는 분홍 꽃이나 도자기가 유일한 초점이 된다.
남는 것은 상품 페이지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다. 화면 안에서 제품을 잘 보이게 하는 일과, 화면 자체를 잘 놓는 일은 다른 문제다. 이 작업은 후자를 붙들고 있고, 그 결과 페이지가 팔려는 물건과 같은 온도를 갖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