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아카리는 어깨 너머로 돌아본다. 흰 셔츠는 헐겁고 머리카락은 그 각도를 따라 흘렀다. 뒤편 창과 벽의 붉은 포스터가 흐려져 색면으로만 남았다. 인물과 방이 같은 초점 안에 들어오지 않는, 방 안에 있는 사람을 방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한 점은 그 방을 통째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낮은 나무 단 위에 작은 기물 몇 개가 흩어져 있고, 뒤 벽에는 거친 종이 면이 걸렸다. 기물들은 크기가 작고 배치는 느슨해서, 무엇 하나가 주인공으로 나서지 않는다. 마른 가지 한 줄기가 그 면을 가로질러 화면을 위아래로 나눈다.
조명이 아래를 밝혀서 단 전체가 하나의 좌대가 된다. 무엇이 작품이고 무엇이 배경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그 구분을 굳이 세우지 않는 것이 이 화면의 방식이다. 조명의 위치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재료다.
다른 한 점은 반대로 안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상자 안으로 긴 복도가 열리고, 빛 웅덩이가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에 놓인다. 그 간격이 고르기 때문에 복도의 길이를 눈으로 셀 수 있다. 벽에는 청록과 호박색이 번져 나무의 결을 덮고, 걸어 들어갈 수 없는 깊이가 상자 하나 안에 들어 있다.
펼친 방과 접힌 방. 두 점 모두 물건보다 공간이 먼저 정해져 있고, 그다음에 무엇을 어디에 둘지가 결정된다. 보는 사람이 설 자리도 그때 함께 정해진다. 방을 먼저 짓고 그 안에 무엇을 둘지 나중에 정한 순서가, 두 점 모두에서 그대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