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은 어깨 너머로 고개만 돌려 카메라를 본다. 아이보리 니트에 머리를 올려 묶었고 눈은 정면을 지나 조금 옆을 본다. 왼쪽 모니터에는 분홍과 파랑 도형이 놓인 밝은 화면이 떠 있고 오른쪽 배경은 조명 몇 개가 동그랗게 번져 흐려진다. 화면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팔 하나 정도인데, 작업이 다루는 거리도 그만큼 가깝다.
스무 점은 대부분 폰 한두 대를 회색이나 크림빛 판 위에 놓은 장면이다. 그중 한 점에서는 두 손이 직접 기기를 감싸 쥐고 있는데, 그 사진이 나머지 열아홉 점을 설명한다. 화면 위쪽에는 이미지나 제목이 넓게 깔리고 아래쪽에는 흰 카드와 버튼이 차곡차곡 붙는다. 누를 것은 전부 엄지 높이 안으로 내려와 있다.
그 경계는 색으로도 표시된다. 위쪽이 분홍에서 보라로 흐르면 아래쪽은 크림빛 카드로 눌러 앉고, 위쪽이 흐린 풍경이면 아래쪽은 흰 면이 된다. 스크롤의 구간이 눈에 보이도록 명도를 갈라 두는 방식이다. 읽는 자리와 만지는 자리가 화면 안에서 분리된다.
같은 구조를 밝게 한 번, 어둡게 한 번 나란히 보여주는 점이 여러 번 나온다. 왼쪽은 둥근 아이콘 몇 개로 여백을 두고 오른쪽은 카드로 촘촘히 채우는 식인데, 배열이 같아도 밀도가 달라지면 화면의 속도가 달라진다. 크기가 다른 세 대를 함께 놓은 점에서는 어느 요소가 끝까지 살아남는지가 드러난다.
남는 것은 손의 자리다. 모바일 화면의 설계는 결국 팔과 엄지의 길이에 관한 문제이고, 이 작업은 그 사실을 화면 구성으로 계속 확인한다. 아름다운 이미지는 위쪽에 두고, 실제로 눌러야 하는 것은 손이 이미 놓인 자리에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