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우의 초상은 소개 페이지의 첫 화면 형식을 하고 있다. 왼쪽에 큰 제목과 짧은 문단이 놓이고, 그 아래로 아이콘이 붙은 항목이 차례로 정리된다. 오른쪽에는 검은 셔츠 차림의 인물이 책상 앞에 앉아 카메라 쪽을 본다. 배경은 흐리게 물러나 있고 시선은 정면에서 조금 비껴 있다. 사람과 정보가 같은 격자를 나눠 쓰는 화면인데, 스무 점의 상세 페이지도 같은 문제를 다룬다.
작업은 모두 노트북 한 대에 담긴다. 배경은 흐린 실내 보케로 물러나고 화면만 또렷하다. 그 안은 대체로 가득 차 있다. 제품 이미지가 가로로 늘어서고 그 아래로 글 상자와 버튼이 격자로 깔리며, 카드마다 얕은 그림자가 붙어 높이가 조금씩 다르게 읽힌다. 정보를 덜어 내는 대신 층을 나눠 견딘다.
밀도를 다루는 방법은 색이다. 검은 바탕의 화면에서는 초록과 자홍으로 빛나는 덩어리 두 개만 앞으로 튀어나오고 나머지 카드는 전부 어둡게 눌린다. 분홍에서 주황으로 넘어가는 화면에서는 검은 카드 두어 장이 끼어들어 열의 흐름을 끊는다. 강한 색을 쓸수록 주변을 더 낮추는 규칙이 스무 점 내내 지켜진다.
예외는 색을 거의 쓰지 않은 한 점이다. 흰 카드만 층층이 쌓인 그 화면에서는 배열의 순서가 그대로 드러난다. 색이 사라지자 남는 것은 간격과 정렬이고, 그 화면을 보고 나면 다른 열아홉 점에서 색이 무엇을 대신하고 있었는지가 분명해진다.
남는 것은 판단의 반복이다. 상세 페이지는 원래 덜어 낼 수 없는 화면이다. 이 작업은 그 사실을 인정한 뒤, 빽빽한 격자 안에서 눈이 먼저 닿을 자리를 매번 새로 지정한다. 그 한 점을 정하는 일이 이 화면들의 실제 작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