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가 거친 사진이다. 다나카 유마는 정면을 보고, 뒤편 작업실은 창빛에 눌려 색이 거의 빠져 있다. 머리는 헝클어졌고 표정은 특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초상 자체가 종이처럼 거칠고 얇게 인화된 인상을 준다. 손이 화면에 없는데도 손이 먼저 떠오른다.
학은 날개를 좌우 끝까지 펼친다. 깃털 하나하나가 낱장의 종이를 세워 붙인 것이라 가장자리마다 얇은 그림자가 진다. 붉은 볏과 부리만 색을 갖고, 나머지 몸은 흰색과 미색 사이에서 조금씩 달라진다. 색을 아낀 만큼 형태가 앞으로 나온다.
뒤 배경은 반대로 눕혀 두었다. 회색 구름과 붉은 가지는 두께를 거의 갖지 않고, 그래서 새만 앞으로 나온다. 앞뒤를 나누는 데 원근이나 크기 대신 두께를 쓴 셈이다. 같은 재료 안에서 층을 나누는 방법이 분명하다. 배경의 구름은 가장자리를 둥글게 오려 두어, 날개의 뾰족한 끝과 부딪히지 않는다.
정원 쪽은 그 방법을 뒤집는다. 꽃과 잎이 액자 네 변을 따라 빽빽이 자라 올라 가운데를 비워 둔다. 분홍과 진홍, 청록이 층층이 포개져 안쪽으로 갈수록 어두워지고, 꽃잎 하나하나의 절단면이 보일 만큼 가까이 잡혔다. 정작 중심에는 아무것도 없다.
한쪽은 하나의 형상에 모든 종이를 쓰고, 다른 쪽은 테두리에만 쓴다. 종이는 원래 무게가 거의 없는 재료인데, 이 두 화면에서는 부피를 갖는다. 색보다 그림자가 먼저 일한다. 접거나 오리는 기술보다, 몇 겹을 어느 방향으로 세울지가 이 두 화면을 갈라 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