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트에서 드물게 정면을 본 초상이다. 어깨를 돌리지도, 화면을 곁눈질하지도 않는다. 흰 니트, 풀어 내린 머리, 초점이 얼굴에만 맞아 뒤편 모니터와 화분은 색 덩어리로 풀린다. 스물셋의 얼굴에서 읽히는 것은 자신감보다 침착함에 가깝다. 린 이토의 화면도 서두르지 않고 처음부터 전체를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홈 화면 한 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브랜드가 놓일 자리를 한꺼번에 늘어놓은 전개도에 가깝다. 큰 페이지 하나가 있고 그 주위로 작은 카드, 패키지, 태블릿, 명함 같은 것들이 흩어진다. 그래서 보는 사람은 한 화면을 읽는 대신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요소가 어디서 반복되는지가 곧 내용이다.
바탕은 거의 언제나 검다. 그 위에 완전한 흰색 카드가 놓이고, 둘 사이에 회색은 거의 없다. 대비를 이렇게 극단으로 두면 각 조각의 크기와 간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여백은 넉넉하지 않지만 조각들이 서로 겹치지 않아 답답하지 않다. 정리된 서랍을 열어 놓은 인상이다.
반복되는 모티프도 있다. 화면 어딘가에 놓이는 하나의 원. 방사형 별빛이 되기도 하고 소용돌이가 되기도 하고 구리빛 링이 되기도 한다. 이 원은 늘 페이지의 상단에 자리 잡고, 나머지 사각형들의 각을 부드럽게 만든다. 그리고 사진 밖에는 마른 꽃가지가 놓인다. 차가운 체계 옆에 시든 식물 하나를 세워두는 이 선택이 화면 전체의 온도를 바꾼다.
브랜드 사이트는 결국 규칙을 보여주는 일이다. 이 연작은 그 규칙을 설명하는 대신 늘어놓는다. 조각들이 같은 바탕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나의 이름을 갖게 되는 순간을 본다.







